한국 전통발효식초 프리미엄화를 통한
산업경쟁력 모색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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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초문화담론,새영역개척
[식초문화컨퍼런스]발효문화,신맛문화 담론 새 영역 개척
중국 조영광 교수, 전경수 교수 참여, 컨프런스 품격 높여
<<2018 대한민국 식초문화대전 컨퍼런스>>는 '발효문화, 신맛의 식초문화'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학술대회였다. '식초문화의 담론을 말하다!'라는 '발효음식문화'를 주제로 한 컨퍼런스는 국내 처음이다.
세계적인 음식사 연구의 석학인 중국의 조영광 교수와 국내 발효문화 연구의 대학자인 전경수 교수(서울대 인류학과) 등 동아시아 석학들이 참여해 식초 컨퍼런스의 품격을 한 단계 격상시켰다.
200여 명의 참석자들은 4시간 동안 석학들의 발표에 감탄을 연발했다. 참석자인 김영호 씨는 "밥상의 신맛 문화에 대해 인문학적으로 접근한 내용이어서 발효음식문화, 특히 신맛 문화에 대해 깊이 있고 폭넓은 이해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발효음식 문화콘텐츠적 가치 창출 필요
인류학적, 민속학적 등 인문학적 신맛문화 재정립
한국인의 일상적 식생활은 발효음식에 기반을 두고 있다. 발효식품을 주제로 한 영화나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영상 콘텐츠들도 방영되고 있다. 그만큼 발효음식의 중요성과 문화콘텐츠적 가치 창출이 필요한 까닭이다.
발효음식은 음식 문화사적으로 익힌 음식보다 진일보한 식품이다. 하지만, 그동안 체계적인 연구나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식초문화 컨퍼런스는 인류학적, 음식철학적, 고문헌적, 민속과 음식물질 등 다양한 인문학적 발효 문화를 재정립하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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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발표 초록
>>전경수 교수, 가축과 공생하는 발효문화
첫번째 발표자인 전경수 교수(서울대 인류학과 명예교수)는 소(牛)의 위(胃) 1번과 2번에서 나오는 풀의 액체인 즙장 연구를 통해 인류학과 발효문화의 상관 관계를 발표했다. 2년간 중국 소수민족인 동족과 생활하면서 기록한 '구극의 발효음식, 중국 동족의 비애'라는 주제를 통해서다.
전경수 교수는 "소의 1,2번 위에 들어 있는 끈적끈적한 풀덩어리를 식수에 섞어서 잘 주무르면 연두색 녹즙(비에) 같은 액체가 나오며, 이 비에는 소고기를 찍어먹는 소스로 활용되며, 그 지역에서 최고의 별미"라면서 "인류는 가축과 공생하는 발효문화를 발전시켜 왔다."고 밝혔다. 생활 과학과 접목된 발효 문화는 자연과의 공생주의, 지혜인류학과 맥락을 같이한다고 말했다.
>>김병철 소장, '동서양 발효문화의 철학적 배경'
인류는 '먹는 인간 Homo manducans' '자연에 존재하는 것들'을 '먹을 수 있는 것'과 '먹을 수 없는 것'으로 범주화 가능하다.
김병철 소장(음식철학연구소)은 "존재론적으로 '썩은 것'과 '발효된 것'이 먼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혹은 '어떤 공동체'가 '먹을 수 있는 것 res mandi'과 '먹을 수 없는 것 res inedible' 이라는 '인식론적 구별'을 통해서 '썩은 것 rescariosus'과 '발효된 것 res fermentatus'이 '후행적으로' 구별된다." 밝혔다.
'무엇을 먹는 행위'는 행위가 직접적으로 먹는 '대상의 동일성'을 부정한다는 뜻에서 고대부터 철학적인 주제 영역에서 배제돼 왔다. 철학이 자신을 아는 것에 그 출발점과 종착점을 두는 것처럼, HOMO MANDUCANS는 '자신이 먹는다는 행위'와 '먹게 되는 대상'과 '먹는 방법의 문화적 규정'을 통해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규정한다는 것이다.
>>김상보 박사, 왕실식초는 장과 양념, 치료식까지
김상보 소장(전통식생활문화연구소)은 왕실 제사 때 소용되는 물목을 기록한 '태상지'를 통해 조선왕실에서의 식초문화를 분석했다.
'궁중음식과 미초문화' 주제에서 "쌀과 누룩, 밀로 만든 미초는 왕실의 최고인 조상신에게 올렸던 것으로, 조선왕실에서 먹었던 식초로 봐도 무방하다"고 밝혔다. 미초의 용도는 장과 양념용, 따뜻한 성질을 살려 치료식으로도 활용했다.
>>박채린 박사,송나라 이후 상업적으로 발달
식초의 주성분은 초산이며, 초산은 살균과 해독작용 뿐 아니라 60여 종의 유기산과 아미노산 등이 함유된 물질이다. 박채린 박사(세계김치연구소)는 '고문헌을 통해 본 한국 초산발효 식문화'에서 고대부터 일제 강점기 이전까지 문헌에 나타난 식초 제조 유형와 문화를 소개했다.
중국은 고대에 주례와 예기, 의례, 6세기 제민요술, 13세기 거가필용, 우리나라는 삼국사기(7세기), 향약구급방(14세기), 산가요록(15세기) 등이 있으며, 남송 이후 식초는 상업적으로 발달한다고 발표했다.
>>조영광 교수,조미와 음료, 약품, 건강식품으로 활용
중국은 역사적으로 식초에 대한 이해가 매우 광범위했고, 중국민족의 생활에서 식초는 식사의 의미를 뛰어넘는다. 식초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조미 기능이며, 음료, 약품, 건강식품 등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중국 식초의 주재료는 기본적으로 곡물이며, 전통과 경험으로 주로 제조된다.
조영광 교수는 "조미에 사용되는 식초는 인류의 생활에 대단히 유용했는데, 인간에게 가장 유용한 식품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밝혔다. 그는 "식초를 활용한 질병 치료는 중학과 본초학, 임상의학의 오랜 전통"이라고 덧붙엿다.
>>배영동 교수, 전통식초 쇠퇴 3대 요인
가양주금지, 약용식초감소, 김치소비 증가
다섯 가지 곡물로 전통곡물식초 복원
배영동 교수는 "일제강점기부터 1970년대말까지 일제와 한국 정부는 가양주를 밀주로 규정해 단속하면서, 가양주 문화가 시들해지게 되고 술로 만든 식초도 쇠퇴의 길을 걷다가 단절된다"고 주장했다.
가양주 단절이 전통식초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그는 '잊힌 우리나라 식초문화의 전통'에서 "식초는 왕실과 양반가에서 널리 사용됐으며, 일반인들의 식초 사용은 생선회에 국한되다시피 했다."고 밝혔다.
전통식초는 일반인들에게 약용으로 가치가 크고, 약용식초는 다른 의약품의 발달로 수요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배영동 교수는 "가양주 제조 금지와 약용식초 소비 감소, 김치소비 증가에 따른 신맛(식초) 소비 대체 등의 요인이 전통식초 발전을 가로 막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통식초를 복원하려는 움직임은 최근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다섯 가지 곡물로 전통식초를 복원한 초산정의 '오곡명초'가 전통식초를 대표할 수 있다고 했다.
*황윤억 수석부회장(한국전통식초협회)